물고기를 키우면서 여과의 중요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여과를 할 때 사용하는 여과기는 보통 물리적 여과와 생물학적 여과기능을 동시에 하게 되는데 오늘은 그 차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물리적 여과와 생물학적 여과란?
여과는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설치한 여과기는 물을 순환시키면서 물리적 여과기능과 생물학적 여과기능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물리적 여과기능은 여과재를 통해 물속에 흘러 다니는 오염물을 걸러내는 기능이며, 시간이 지나면 오염물이 누적되므로 정기적으로 세척을 해 주어야 합니다.
생물학적 여과기능은 박테리아를 통해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과정으로 여과재에 가능한 많은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오염물만 제거하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세척을 하여 박테리아들이 씻겨 내려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여과를 수행하는 여과재는 스펀지, 여과솜, 여과매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여과재에 물을 통과시키면 슬러지나 수중생물의 대소변, 사료 찌꺼기가 걸러지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물의 흐름이 막힐 정도로 오염물질이 가득 쌓이게 됩니다. 이때는 여과재를 들어내어 수돗물에 깨끗하게 세척하여 다시 넣어 주면 됩니다. 이러한 물리적 여과기능은 여과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입니다.
생물학적 여과를 수행하는 여과재는 볼 형태나 링 형태로 되어 있고, 아주 미세한 기공들이 뚫려있어 박테리아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유명한 브랜드로 에하임 섭스프로나 시포락스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여과재에도 슬러지나 오염물질이 쌓일 수 있지만, 기공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더 중요하므로, 청소를 할 때는 수조의 물을 일부 덜어내어 살살 슬러지만 털어내고 다시 여과기에 넣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청소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돗물로 씻으면 잘 정착했던 박테리아들이 수돗물에 섞여 있는 염소성분에 의해 모두 죽을 수 있습니다.
물리적 여과방식과 생물학적 여과방식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여과력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여과기에서는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두 가지 방식의 여과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적 여과재가 더 많으면 많을수록 박테리아를 통한 암모니아 분해력이 더 좋아지게 되는 것뿐이죠.
시쳇말로 여과는 다다익선이라고 합니다. 여과력은 과하면 과할수록 좋다는 뜻입니다. 물리적 여과든, 생물학적 여과든 따지지 않고 여과재를 많이 넣고 돌릴수록 수조물은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육사를 위해서도 수중생물을 위해서도 여과력은 강하면 강할수록 좋습니다.
2. 여과가 이루어지는 과정
주로 먹다 남은 사료와 물고기의 배설물, 죽은 물고기의 사체 등에서 나오는 단백질 성분이 물을 오염시킵니다. 이러한 오염물질이 부패를 하면서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 성분이 생깁니다.
이렇게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 성분은 특정 박테리아가 산소와 결합하여 아질산염이라는 물질로 변형을 시켜줍니다. 아질산염은 암모니아 성분보다는 독성이 약하지만, 여전히 수중생물의 건강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는 물질입니다.
이어서 또 다른 박테리아가 산소와 결합하여 아질산염을 질산염으로 변형시켜 줍니다. 질산염은 아질산염에 비해 독성이 더 낮은 물질입니다. 그나마 질산염은 수중생물이 좀 버틸만한 수준까지는 됩니다. 하지만, 유해한 물질인 것은 맞습니다.
암모니아와 아질산염이 청산가리와 같은 독가스 수준이라고 생각할 때 질산염은 미세먼지와 같은 수준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질산염 단계까지 여과가 이루어졌다면, 환수 또는 부분환수를 통해 오염된 물을 빼내고, 신선한 물을 보충하여 독성 농도를 완전히 낮춰주면 여과 과정이 끝납니다.
그래서, 여과의 마지막은 바로 환수(물갈이)인 것입니다. 환수를 자주 해 주면 수조의 물을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물갈아주느라 사육사가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좋은 여과기를 장착하는 이유는 환수의 빈도를 좀 더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 대신 여과기가 물리적/생물학적 여과를 통해 독성의 농도를 낮춰 환수주기를 늘려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과기는 물고기를 위한 장비라기보다는 사육사를 위한 장비입니다.
3. 여과기 선택 가이드
여기까지 여과의 종류와 과정을 이해하셨다면, 내 수조에 맞는 여과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과기는 키우는 생물과 수조의 사이즈를 기준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수조가 30센티 이하라고 한다면, 단지여과기, 측면여과기, 걸이식 여과기 중에서 고르셔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 중에 단지여과기와 측면여과기는 물리적 여과기능이 높고, 걸이식 여과기는 별도의 여과재를 선택할 수 있어 생물학적 여과를 병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에 단지여과기를 사용하다가 측면여과기를 사용했고, 나중에는 걸이식 여과기를 사용했습니다. 모두 사용했던 이유는 여과기의 특징을 경험해 보자는 측면도 있었는데, 각 여과기마다 특징이 있어서 특별히 어떤 여과기가 가장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단지여과기를 산소공급도 함께 할 수 있어 헤츨링 거북이를 키울 때 좋았고, 측면여과기는 가장 소음이 적었고, 걸이식 여과기는 여과력도 좋고 청소하기도 편했는데, 소음이 조금 거슬렸습니다.
수조가 45센티 이상이라고 한다면, 상면여과기, 외부여과기 중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물론, 걸이식 여과기 2개를 달아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제가 외부여과기를 구입하기 전까지 걸이식 여과기를 2개를 달아서 사용했었습니다.
상면여과기는 여과력이 상당히 우수하며 청소하기도 편리합니다. 다만, 수조 상단에 얹어 놓기 때문에 미관상 보기는 좋지 않습니다. 외부여과기는 모든 여과기 중 여과력이 가장 우수하며, 청소주기를 가장 길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비쌉니다.
대략적으로 이런 특성을 이해하신다면, 처음 어떤 여과기를 선택할지 가이드를 잡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과기는 처음에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경험상 사용하고 싶은 것을 구입해 달아 보시고, 여과력과 좋은 점, 불편한 점을 경험하시고 그다음에 더 나은 형태의 여과기를 구입하셔도 되기 때문입니다.
2023.01.12 - [열대어 키우기] -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는 여과의 기본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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